공부를 한다는 건

남이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한다는 건 대단한 결심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.
어른들이 공부해라, 공부해라 하는 것도 잔소리이자 잘 되라는 뜻에서 이야기하는 건데, 지나고 나니 그땐 그게 참 싫었었던 것 같다.

공부가 인생에 전부는 아닌데 왜 자꾸 공부를 하라고 하는 건데?
공부 말고도 다른 것 할 수 있는 게 많을 텐데 공부하다 인생 다 갈 수도 있는 거잖아.

그게 인생 최고의 안일한 생각이라는 걸 누가 알았겠어.

내가, 아니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아지기 위해서라도 공부라는 걸 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다.
승진을 위해서라도, 취미 생활로도, 더 좋은 환경에서 유학을 가기 위해서라도 공부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나.
수많은 공부들을 하겠지만 그 중에서 제일 많이 하는 건 외국어, 그중에서도 영어를 하지 않을까 싶다.
나만 하더라도 공부의 1순위로 삼는 게 영어니까.

전공이 영어라 더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, 나는 영어가 좋았다.
장난감이 마땅히 없던 시절 오빠를 위해 사 뒀던 영어 테이프가 주인을 잃고 결국 내 손에 들어왔을 때 자연스럽게 접했던 덕도 좀 봤다.

그걸 제외하더라도 그냥 좋았다.
좋은데 이유는 딱히 없다고도 하니까.

그러다 보니 독학에 있어 자기 만족을 위한 확고한 가치관 역시 가지게 됐다.
여전히 그 신념을 가지고 틈날 때마다 공부를 하게 됐다.

최근엔 다양한 걸 시도하고 있는데, 그걸 하기 위해서라도 영어 공부가 정말 절박해졌다.
공부를 하도 안해서 머리가 굳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안 할 이유가 없지.

분명 풍부하게 알아들었고, 이해하는 능력도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내 오만과 오판이었던 거였냐고.
정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진 것 같단 생각에까지 미치니 절망적이다.

이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딱히 없으니 다시 해야겠다.
일어나는 중인데 안 하면 나만 제자리인 것 같으니까 영어 공부부터 다시 시작하자.

할 수 있는 건 충분히 많잖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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